[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다"…전통 경제학 틀 깨

입력 2024-04-08 10:00   수정 2024-04-08 15:45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행동경제학 창시자’ 대니얼 카너먼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가 27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90세. 카너먼 교수는 동료 아모스 트베르스키와 함께 “인간의 경제적 활동과 결정은 이성보다 본능에 좌우된다”는 연구로 인간을 ‘합리적 행위자’로 규정하던 기존 경제학 이론을 재편했다. 2002년 경제학에 심리학의 통찰력을 융합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 2024년 3월 29일 자 한국경제신문 -

경제학의 변방에 머물던 행동경제학을 주류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 석학 대니얼 카너먼의 별세를 알리는 기사입니다. 심리학자이던 그는 심리학의 연구 성과를 경제학에 접목해 주류 경제학의 ‘판’을 뒤집었습니다. 그 판은 바로 “인간은 합리적이고 효용을 극대화한다”는 경제학의 기본 가정이었지요. 오늘은 행동경제학이 무엇인지, 그리고 카너먼을 비롯한 행동경제학자들의 연구가 우리 삶에 미친 영향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통적 경제학에선 인간을 ‘합리적’ 존재로 가정합니다. 인간은 언제나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합니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었을 때 이들의 선택은 언제나 동일합니다. 일부 개인은 비합리적일 수 있지만 수없이 많은 합리적 인간이 참여하는 시장에선 장기적으로 합리적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이 전통 경제학의 시각이었습니다.

행동경제학은 이 같은 기존 경제학의 시각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행동경제학은 심리학, 사회학, 문화학 등 다양한 학문의 관점을 경제학에 접목한 학문입니다. 그 시작은 바로 “인간은 온전히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행동경제학은 정치학과 심리학, 경제학, 컴퓨터과학 등 다양한 학문을 넘나든 세기의 천재로 유명한 허버트 사이먼이 1956년 ‘제한된 합리성’이란 개념을 제시하면서 싹트기 시작했습니다. 사이먼은 인간이 언제나 ‘최선의 선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알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충분히 좋다’는 생각이 드는 대안을 선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보는 지나치게 많은데 인간의 인지능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때론 합리적 판단을 포기하기도 한다고 지적했지요. 말 그대로 인간의 합리성은 ‘제한적’이라는것으로 어찌 보면 현실의 인간과 부합하는 가정입니다. 사이먼은 이 개념을 경제 조직의 의사결정에 접목한 연구로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합니다.

사이먼의 연구는 대니얼 카너먼, 리처드 탈러 등 후세대 행동경제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카너먼과 그의 동료 아모스 트베르스키는 경제학에서 바라보는 ‘효용’에 대해 생각이 달랐습니다. 전통 경제학에선 사람들이 느끼는 효용이 소비에 따라 정해지며, 같은 자산을 가진 사람은 동일한 제품의 소비에 대해 동일한 효용을 느낀다고 봤습니다.

반면 카너먼은 1979년 한 논문을 통해 ‘손실 회피’란 개념을 제시하며 이 가정에 반박했습니다. 인간의 효용은 단순하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마다 주관적으로 설정한 기준점으로부터 움직이는데, 이때 효용은 이익보다 손실에 민감하게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에 의존해 비합리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경향성을 실험으로 밝혀내면서 노벨 경제학상을 거머줬습니다.

이런 행동경제학의 개념은 실제 세상에서 어떻게 접목될까요. 사람들은 보통 100만 원을 잃은 실망이 100만 원을 얻는 쾌락보다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도 이런 손실 회피 성향에 따라 행동합니다. 눈앞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을 발견하더라도 손해가 큰 종목을 빠르게 ‘손절’하고 재투자에 나서기보다 무작정 기다리며 주가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뛰어난 투자자들은 이런 사람들의 경향을 분석해 하나의 투자 전략으로 발전시키기도 합니다.

행동경제학은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은 일단 자신이 소유하게 된 물건의 가치를 갖지 못한 것보다 크게 느끼곤 합니다. 이를 ‘소유 효과’라 하는데, 손실 회피와도 맥이 닿아 있지요. 넷플릭스나 티빙 등 OTT 플랫폼이나 유튜브 프리미엄 같은 구독 기반 서비스 대부분이 첫 1~2개월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홈쇼핑에선 ‘마음에 안 들면 100% 환불’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일단 소유하고 나면 그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소유효과를 경영에 활용하고 있는 사례입니다.

황정환 기자
NIE포인트
1. 행동경제학이란 무엇일까요.

2. 행동경제학에서 “인간은 온전히 합리적이지 않다”라고 주장한 이유는 뭘까요.

3. ‘손실 회피 개념’이 무엇인지 사례를 통해 학습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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